2008년 10월 19일
정보와 신뢰
미국발 금융위기가 온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금융 산업에 올인 해서 톡톡한 재미를 봤던 아이슬란드는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했고, 통화 정책 및 거의 모든 경제 정책에 있어서 일관성을 상실한 대한민국은 불신의 바다 어디쯤에서 표류 중이다. 많은 단어들이 오르내렸다. 탐욕, 패닉, 공포, 불신. 이미 불신에 촉촉이 젖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증시는 그 어떤 때보다 소문에 민감하고, 특히 악재에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호들갑을 떤다. 다가올 11월엔 건설업체 집단 도산설이 기다리고 있으니 어쩌면 한바탕 대대적인 소동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미분양 사태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체 사정이 좋지 않은 건 분명해 보인다. 허나 소문이 그대로 진실이 될 것인지, 지나치게 과장된 뻥인지는 11월이 지나봐야 알 일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기정사실로 여긴다. TV CF에서 종종 보는, 건설업계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대기업도 그 소문에 포함되어 있다. 당장 현물화 시킬 수 있는 자산이 얼마이며 그 정도로 무너질 만큼 부실하지 않다는 것을 아무리 외쳐도 쇠귀에 경 읽기다. 패닉에 사로잡힌 집단은 어떤 정보를 통해서도 오로지 공포만 이끌어낸다. 그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할 잣대는 이미 상실한지 오래다.
또 다른 얘기도 있다. TV 뉴스를 보자.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이미 사람들에게 뉴스를 전달하는 주요 매체였고, 인터넷이 소식의 주요 매체로 자리 잡은 이후엔 그나마 그 신뢰성 때문에 뉴스의 지존 자리를 지켜왔다. 그 TV 뉴스가 며칠 전부터 실물경제 침체가 확실하다는 듯한 어조로 여러 소식들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다.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길 들은 게 얼마 전 부터 였더라? 한 달, 두 달? 일 년, 이 년? 성장률 몇 %라는 수치에 거의 병적으로 매달려 온 이 땅에서 경기가 좋았던 적이 있었나?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경기와 뉴스에서 말하는 실물경제란 다른 의미일까? 아마 그런 모양이다. 경기는 유가환급금이나 받고 기뻐할 거라 여기는 서민들이 말하는 거고, 거창한 실물경제는 각종 규제에서 풀려나는 대기업들이 말하는 거겠지. 그것도 모르는 무식한 서민들은 이제야 실물경제가 침체하기 시작했는데 몇 년 동안이나 경제 사정이 안 좋다는 세뇌를 받고 살았던 것이다. 이 쯤 되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두 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서민들 탓, 그게 아니면 정보가 사회에 미치는 힘을 과소평가한 미디어 탓.
우리는 정보 과잉 시대에 살았다. 그에 따른 수많은 대가를 치렀고 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알고 있음에도 우린 그 부작용에 발목이 잡혔다. 정보는 신뢰를 상실했고, 정보를 다루는 사람 역시 신뢰를 잃었다. 이 금융 위기, 실물 경제 침체가 어떤 형태로 마무리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마무리 될 때 즈음 우리는 다른 시대로 들어설 가능성을 우리 스스로 열어놓고야 말았다. 어쩌면 다른 곳은 몰라도 이 땅에선 이미 시작되고 있는 듯하다. 정보는 통제되고 권위를 세우려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신뢰가 돌아오진 않는다. 바뀌어야 하는 건 정보가 아니라 사람이니까.
또 다른 얘기도 있다. TV 뉴스를 보자.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이미 사람들에게 뉴스를 전달하는 주요 매체였고, 인터넷이 소식의 주요 매체로 자리 잡은 이후엔 그나마 그 신뢰성 때문에 뉴스의 지존 자리를 지켜왔다. 그 TV 뉴스가 며칠 전부터 실물경제 침체가 확실하다는 듯한 어조로 여러 소식들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다.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길 들은 게 얼마 전 부터 였더라? 한 달, 두 달? 일 년, 이 년? 성장률 몇 %라는 수치에 거의 병적으로 매달려 온 이 땅에서 경기가 좋았던 적이 있었나?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경기와 뉴스에서 말하는 실물경제란 다른 의미일까? 아마 그런 모양이다. 경기는 유가환급금이나 받고 기뻐할 거라 여기는 서민들이 말하는 거고, 거창한 실물경제는 각종 규제에서 풀려나는 대기업들이 말하는 거겠지. 그것도 모르는 무식한 서민들은 이제야 실물경제가 침체하기 시작했는데 몇 년 동안이나 경제 사정이 안 좋다는 세뇌를 받고 살았던 것이다. 이 쯤 되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두 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서민들 탓, 그게 아니면 정보가 사회에 미치는 힘을 과소평가한 미디어 탓.
우리는 정보 과잉 시대에 살았다. 그에 따른 수많은 대가를 치렀고 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알고 있음에도 우린 그 부작용에 발목이 잡혔다. 정보는 신뢰를 상실했고, 정보를 다루는 사람 역시 신뢰를 잃었다. 이 금융 위기, 실물 경제 침체가 어떤 형태로 마무리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마무리 될 때 즈음 우리는 다른 시대로 들어설 가능성을 우리 스스로 열어놓고야 말았다. 어쩌면 다른 곳은 몰라도 이 땅에선 이미 시작되고 있는 듯하다. 정보는 통제되고 권위를 세우려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신뢰가 돌아오진 않는다. 바뀌어야 하는 건 정보가 아니라 사람이니까.
# by | 2008/10/19 16:50 | 내 안의 소리들 | 트랙백 | 덧글(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