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로그인


태그 : 이글루스

 

스트리퍼

 
난 스트리퍼다. 누구의 강요 없이 내가 원해서 벗는다. 때론 격하게, 때론 조심스럽게.
나를 보는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다. 그들의 시선, 그들의 관심. 그것이 나로 하여금 가면을 계속 쓰고 있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내 존재 이유는 그게 전부가 아니다. 매끄러운 '지킬'이란 가면의 겉을 어루만질 때마다 내 얼굴에 닿는 가면 속 '하이드'의 거친 촉감은 나를 질겁하게 만든다. 양면성의 공존, 그것에 대한 자각. 그것이 내가 스트리퍼로서 존재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그렇기에 내 춤은 누군가를 위한 것이기 이전에 나를 위한 것이며, 누군가를 향한 것이기 이전에 나를 향한 것이다. 누군가가 침을 뱉든, 초딩이 달려들어 물든 개의치 않는다. 그들이 줄 수 있는 상처는 내 스스로 낼 수 있는 상처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무대를 바꾸든 말든 상관없다. 내게 중요한 건 내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나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건 오직 나 뿐. 오늘도 춤을 춘다. 내일도 오늘처럼 춤을 출 거다.


예전, 이글루스가 SK커뮤니케이션즈로 둥지를 옮길 때도 그랬지만 이번 정책 변경 때도 큰 고민 없이 눌러 앉아 있기로 했다. 덕택에 엉뚱한 고민은 좀 했다. '지난번에도, 이번에도 나는 왜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일까?'라는...; 답은 얻은 듯하다.

꼬리말) 블로그를 옮기는 데 옳고 그름이란 없다고 본다. 옮긴 이의 선택은 그 선택대로, 남은 이의 선택은 그 선택대로 존중해주어야 한다. 그러니까 이 글은 내 선택과 성향에 대한 것일 뿐 그 어떤 다른 것도 아니란 얘기다.

by 지킬 | 2008/11/14 01:24 | 내 안의 소리들 | 트랙백 | 덧글(4)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