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04일
기록의 시작
저 '이쁜이'라는 개는 심심하면 계속 짖어댄다. 난 개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저 개는 마음에 안 든다. 막상 짖어야 할 때는 가만히 있고, 주인이나 집안사람들이 가면 짖어댄다. 언젠가 한 번 똥 위에 파리가 앉아있는 것을 보고 몇 십 분을 짖어댔다. 똥개라 어쩔 수 없나 보다. 눈이 오면 입에다가 눈 덩이를 집어넣어 버려야지. -1988년 1월 28일 목요일-
체변인지, 채변인지를 내라고 했다. 하기가 귀찮아서 OO에게 냈다고 거짓말을 했다. '내가 할 일이 없어서 X 가지고 거짓말을 하겠니'라는 말과 함께. -1989년 5월 17일 목요일-
내가 기억하는 중고등학교 시절 나는 얌전한 모범생이었다. 지금처럼 무덤덤했을 것이고, 지금처럼 들통 날 거짓말은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이 얘기는 다시 말해 완벽한 거짓말을 한다는 의미...;).
여자 친구가 있으면 뭐가 안 된다는 건지 모르겠다. 물론 나도 여자 친구는 없지만... 하긴 역사 속에서도 여자 때문에 몸을 망친 위인들 허다하다. 또 재수생에게 술과 여자는 극약이라고 하던데. 하지만, 만약! 이 세상에 남자들만 있었다면 무슨 낙으로 살아갈 것인가?... 낄낄. -1989년 6월 25일 월요일-
유난히 재수 없게 구는 녀석이 한 명 있다. 목소리, 생김새, 뭐 하나 제대로 갖춘 것이 없다. 어쨌든 다른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걸 모르는 걸까? 그렇게 눈치가 없는 녀석은 아닌데. -1989년 7월 3일 화요일-
난 많은 이들에게 공평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또 한 때는 그런 사람에 좀 더 가까워졌다는, 난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착각에 빠졌던 적도 있었다.
하루가 정신없이 간다. OO가 와서 떠들고, 책상 앞에서 공부하다가 잠깐 나와서 쉬었다 들어가면 벌써 12시다. 문득 교과서에서 읽은 '원고지'란 제목의 희곡이 생각난다. 희망 없이 그저 바쁜 생활에 쫓겨만 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나에겐 지금 희망이라는 것이 있을까? -1989년 7월 25일 수요일-
일요일에는 뭐든지 일이 잘 안된다. 매일 꽉 짜여진 일과 속에서 갑자기 해방이 되는,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지는 그런 날에는 왠지 몸의 태엽이 느슨해진 기분이다. 그러기는 싫지만 어쩌면 이 커다란 사회의 부속품이 돼 버리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따로 떨어지면 아무 쓸모도 없어지는. -1989년 10월 21일 일요일-
지금 발을 담그고 있는 절망, 그 암흑 속에서 절대 빠져나오지 못할 거라 여긴다. 희망. 정말 그런 게 있기나 한 걸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청소년 시절 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짓궂은 면을 간직한 학생이었고, 다른 사람들처럼 본능에 충실한 면이 있는 사람이었으며, 나름의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는 존재였다. 난 평범한 아이였다. 그 평범함은 지금도 여전하다. 그리고...
주민등록증을 해 가라는 통보가 왔다. 벌써 그런 때가 됐나? 17살. 많은 나이도, 적은 나이도 아닌, 그런 활기에 찬 나이다. 그런데... 내가 벌써 어른이 되어 가고 있구나. 증명사진도 찍어놓고 괜히 마음이 설렌다. -1989년 8월 7일 월요일-
블로그를 만든지 4년째. 이제 5년째를 향해 가면서 지금 또 한 번의 시작을 한다. 또 한 번의 설렘을 품는다. 이 시작은 나를 단련시키고 쓰다듬어줄 거다. 다가올 언젠가는 나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보듬어 주리라 믿는다. 더불어 이 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도 잠깐의 여유를 베풀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조그만 욕심)을 품어본다.
하이드 : 2004년 11월 4일 첫 시작 후 붓방아 찧다 어찌 어찌 올린 글 총 861개
체변인지, 채변인지를 내라고 했다. 하기가 귀찮아서 OO에게 냈다고 거짓말을 했다. '내가 할 일이 없어서 X 가지고 거짓말을 하겠니'라는 말과 함께. -1989년 5월 17일 목요일-
내가 기억하는 중고등학교 시절 나는 얌전한 모범생이었다. 지금처럼 무덤덤했을 것이고, 지금처럼 들통 날 거짓말은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이 얘기는 다시 말해 완벽한 거짓말을 한다는 의미...;).
여자 친구가 있으면 뭐가 안 된다는 건지 모르겠다. 물론 나도 여자 친구는 없지만... 하긴 역사 속에서도 여자 때문에 몸을 망친 위인들 허다하다. 또 재수생에게 술과 여자는 극약이라고 하던데. 하지만, 만약! 이 세상에 남자들만 있었다면 무슨 낙으로 살아갈 것인가?... 낄낄. -1989년 6월 25일 월요일-
유난히 재수 없게 구는 녀석이 한 명 있다. 목소리, 생김새, 뭐 하나 제대로 갖춘 것이 없다. 어쨌든 다른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걸 모르는 걸까? 그렇게 눈치가 없는 녀석은 아닌데. -1989년 7월 3일 화요일-
난 많은 이들에게 공평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또 한 때는 그런 사람에 좀 더 가까워졌다는, 난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착각에 빠졌던 적도 있었다.
하루가 정신없이 간다. OO가 와서 떠들고, 책상 앞에서 공부하다가 잠깐 나와서 쉬었다 들어가면 벌써 12시다. 문득 교과서에서 읽은 '원고지'란 제목의 희곡이 생각난다. 희망 없이 그저 바쁜 생활에 쫓겨만 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나에겐 지금 희망이라는 것이 있을까? -1989년 7월 25일 수요일-
일요일에는 뭐든지 일이 잘 안된다. 매일 꽉 짜여진 일과 속에서 갑자기 해방이 되는,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지는 그런 날에는 왠지 몸의 태엽이 느슨해진 기분이다. 그러기는 싫지만 어쩌면 이 커다란 사회의 부속품이 돼 버리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따로 떨어지면 아무 쓸모도 없어지는. -1989년 10월 21일 일요일-
지금 발을 담그고 있는 절망, 그 암흑 속에서 절대 빠져나오지 못할 거라 여긴다. 희망. 정말 그런 게 있기나 한 걸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청소년 시절 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짓궂은 면을 간직한 학생이었고, 다른 사람들처럼 본능에 충실한 면이 있는 사람이었으며, 나름의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는 존재였다. 난 평범한 아이였다. 그 평범함은 지금도 여전하다. 그리고...
주민등록증을 해 가라는 통보가 왔다. 벌써 그런 때가 됐나? 17살. 많은 나이도, 적은 나이도 아닌, 그런 활기에 찬 나이다. 그런데... 내가 벌써 어른이 되어 가고 있구나. 증명사진도 찍어놓고 괜히 마음이 설렌다. -1989년 8월 7일 월요일-
블로그를 만든지 4년째. 이제 5년째를 향해 가면서 지금 또 한 번의 시작을 한다. 또 한 번의 설렘을 품는다. 이 시작은 나를 단련시키고 쓰다듬어줄 거다. 다가올 언젠가는 나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보듬어 주리라 믿는다. 더불어 이 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도 잠깐의 여유를 베풀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조그만 욕심)을 품어본다.
하이드 : 2004년 11월 4일 첫 시작 후 붓방아 찧다 어찌 어찌 올린 글 총 861개
# by | 2008/11/04 01:01 | 달력 | 트랙백 | 덧글(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