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31일
2008년 8월 31일, 요지경
며칠 전 한 정부 인사가 그 동안의 이명박 정권의 행보를 얘기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자평을 했다고 한다. 하긴 그들 입장에서야 잃어버린 10년 동안 모든 게 엉망이었을 테니 지금 상황이야말로 그 때 흐트러졌던 많은 것들을 되잡는 혼란기라 여길 만도 하다. 하지만 그거야 그들 생각이고 난 나대로 생각을 한다. 참 진상도 저런 진상이 없구나...라고. 또 하나의 정부 이야기. 8·15 경축사부터 시작해서 일련의 에너지 정책이 대두된 듯하다. 요즘 갑자기 '녹색 성장'이란 단어가 느닷없이 떠돌아다니는 것도, 대체 에너지 관련주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도 다 그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 그 핵심이 원자력인 모양이다. 건설과 에너지 효율로 대변되는 근시안적인 실용을 선택한 셈이다. 웃기지 않나? 인접한 북쪽에선 원전 몇 개 어쩌지 못해 온통 난리법석인데 바로 남쪽에선 그보다 많은 원전을 짓겠다고 공공연히 계획을 발표하는 세상이. 빨간색 세상과 녹색 세상이 이렇듯 다를 수 있구나.
이번엔 내 얘기. 돈을 빌려줬다. 받았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다른 누군가에게 바로 다음 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받은 돈 중 일부를 빌려줬다. 한 달 뒤 다시 연락이 왔다. 그래서 그 나머지 모두를 빌려줬다. 정확하게 다른 사람에게 처음 빌려줬던 그 액수만큼 채워가더라. 그리곤 연락이 없다. 잊고 있었다.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 애써 노력하며 사는 중이고, 여름은 유독 바쁜 계절이라서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괜한 궁상을 떨다가 모든 게 한꺼번에 확 떠오르고 말았다. 어깨가 아팠다. 통증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지만 결국 지금까지 병원에 가지 않고 있다. 이번 달엔 돈 많이 썼으니 다음 달에 가야지,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어쩌면 다음 달에 추석에 든 비용 때문에 또 미룰지도 모르겠다. MP3 플레이어를 사고 싶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건 용량이 너무 작고 부피가 커서 이래저래 불편했거든. 한 주를 고민하고 두 주를 고민하고... 그렇게 삼 주를 고민했다. 그렇게 궁상을 떨다가 그만 확 떠오른 거다. 빌려줬던 그 돈이면 설령 내가 가벼운 수술을 받는다 하더라도, 거기에 MP3P를 사더라도 뒤집어쓰고 남겠구나. 올해뿐만 아니라 작년에도, 그리고 재작년에도 꼭 그만큼의 액수를 가져갔었구나. 그냥, 막, 화가 나는 거 있지.
어제는 나갔다 들어오는데 경비실에 앉아계신 경비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꾸벅 인사를 하는데 경비실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각종 택배들과 부지런히 돌아가는 선풍기가 눈에 띄었다. 이 아파트도 추세에 맞춰 무인 경비 시스템으로 바뀌어가는 중이다. 그러면서 경비 인력이 반 정도로 줄었다. 그러니까... 입주자들은 관리비를 조금 줄였고, 대신 경비원들은 잘렸다. 이제 남은 인력이 그 동안 해 왔던 일을 전부 해야 한다. 일이 조금은 줄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기사가 떠오를 때면 '저분들에 비해 내 걱정은 정말 사소하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집에 들어왔더니 어머니가 TV와 씨름을 하고 계신다. 이 빌어먹을 디지털 방송은 툭 하면 신호가 끊긴다. 어머니는 내게 리모콘을 넘기면서 어떻게 해결해줄 것을 기대하시지만 이건 나도 어쩔 수가 없다. 잠깐 기다렸더니 미약하나마 신호가 다시 들어오는 듯했다. 뚝뚝 잘린 화면들이 TV에 흐른다. 어머니가 한 말씀 하셨다. '저거 못쓰겄어!' 몹쓸 세상이긴 하다.
2008년 8월
- 평소에 없던 다크 써클 발견... 나는야 다크나이트. 배트매~앤!
- 8월 들어 블로그에 쓴 글도 별로 없는데 방문객 수는 최근 1년 중 가장 많았다. 난 역시 입 다물고 구석에 박혀 있을 때 가장 인기가 좋다니까TT
- 다음 달엔 MP3P 살 거다, 흥. 병원에도 가야 하나? 추석 차례상과 선물비용은... 어무이 파마도 해야 하는데... 근데 파마는 왜 이리 비싼 거야!?
- 모닝콜 소리에 부시시 일어나서 안방으로 직행. 어머니가게워놓으신(...!) 개켜놓으신 요 위에 엎어져 다시 비몽사몽. 아침마다 세상 만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2008년 8월의 단어 : 요지경
이번엔 내 얘기. 돈을 빌려줬다. 받았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다른 누군가에게 바로 다음 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받은 돈 중 일부를 빌려줬다. 한 달 뒤 다시 연락이 왔다. 그래서 그 나머지 모두를 빌려줬다. 정확하게 다른 사람에게 처음 빌려줬던 그 액수만큼 채워가더라. 그리곤 연락이 없다. 잊고 있었다.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 애써 노력하며 사는 중이고, 여름은 유독 바쁜 계절이라서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괜한 궁상을 떨다가 모든 게 한꺼번에 확 떠오르고 말았다. 어깨가 아팠다. 통증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지만 결국 지금까지 병원에 가지 않고 있다. 이번 달엔 돈 많이 썼으니 다음 달에 가야지,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어쩌면 다음 달에 추석에 든 비용 때문에 또 미룰지도 모르겠다. MP3 플레이어를 사고 싶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건 용량이 너무 작고 부피가 커서 이래저래 불편했거든. 한 주를 고민하고 두 주를 고민하고... 그렇게 삼 주를 고민했다. 그렇게 궁상을 떨다가 그만 확 떠오른 거다. 빌려줬던 그 돈이면 설령 내가 가벼운 수술을 받는다 하더라도, 거기에 MP3P를 사더라도 뒤집어쓰고 남겠구나. 올해뿐만 아니라 작년에도, 그리고 재작년에도 꼭 그만큼의 액수를 가져갔었구나. 그냥, 막, 화가 나는 거 있지.
어제는 나갔다 들어오는데 경비실에 앉아계신 경비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꾸벅 인사를 하는데 경비실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각종 택배들과 부지런히 돌아가는 선풍기가 눈에 띄었다. 이 아파트도 추세에 맞춰 무인 경비 시스템으로 바뀌어가는 중이다. 그러면서 경비 인력이 반 정도로 줄었다. 그러니까... 입주자들은 관리비를 조금 줄였고, 대신 경비원들은 잘렸다. 이제 남은 인력이 그 동안 해 왔던 일을 전부 해야 한다. 일이 조금은 줄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기사가 떠오를 때면 '저분들에 비해 내 걱정은 정말 사소하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집에 들어왔더니 어머니가 TV와 씨름을 하고 계신다. 이 빌어먹을 디지털 방송은 툭 하면 신호가 끊긴다. 어머니는 내게 리모콘을 넘기면서 어떻게 해결해줄 것을 기대하시지만 이건 나도 어쩔 수가 없다. 잠깐 기다렸더니 미약하나마 신호가 다시 들어오는 듯했다. 뚝뚝 잘린 화면들이 TV에 흐른다. 어머니가 한 말씀 하셨다. '저거 못쓰겄어!' 몹쓸 세상이긴 하다.
2008년 8월
- 평소에 없던 다크 써클 발견... 나는야 다크나이트. 배트매~앤!
- 8월 들어 블로그에 쓴 글도 별로 없는데 방문객 수는 최근 1년 중 가장 많았다. 난 역시 입 다물고 구석에 박혀 있을 때 가장 인기가 좋다니까TT
- 다음 달엔 MP3P 살 거다, 흥. 병원에도 가야 하나? 추석 차례상과 선물비용은... 어무이 파마도 해야 하는데... 근데 파마는 왜 이리 비싼 거야!?
- 모닝콜 소리에 부시시 일어나서 안방으로 직행. 어머니가
-2008년 8월의 단어 : 요지경
# by | 2008/08/31 14:13 | 달력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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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모처럼 이리 글을 남기시니 엄청시리 반갑구만유)
자주 글을 남기려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
신제품인가 보죠? 지금은 삼성 s3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일단 살펴봐야겠습니다.
어머니는 이불을 게워놓으신다고 표현하시나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