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19일
여름밤
수요일이었나, 화요일이었나? 서울 지역이 공식적으로 열대야란 말은 없었지만 잠을 자기에 그리 녹록치 않은 밤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었다. 그 날도 그랬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데 도저히 밤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후텁지근함이 온몸을 휘감았더랬다. 터덜터덜. 건널목을 건너서 집으로 가는 언덕길을 오르는 중. 난 그만 어떤 광경에 어머니 말씀이 떠올라 픽 웃고 말았다. 어머니는 내가 어렸을 때 참 잠을 안 자는 아이라고 하셨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새벽녘에 잠을 안 자고 낮에 잠을 자는 아이였다고 했다. 새벽 2시만 되면 눈 말똥말똥 뜨고 어머니를 졸랐단다. 그럼 어머니는 나를 업고서 밖으로 나가셨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처럼 그 일이 반복되면 어머니가 얼마나 힘드셨을까? 반쯤은 졸면서 어머니는 나를 그렇게 업고서 여름을 보내셨겠지. 힘들고 짜증이 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일 거다. 어머니는 지금쯤은 잠이 들었겠지 생각하며 뒤를 살짝 돌아보신단다. 그럼 그 때마다 졸음과 담 쌓은 내가 어머니와 눈을 마주치며 환하게 웃었다고 했고. 그 웃음이 정말이지 힘이 되셨다고 했다. 꼭 무슨 만병통치약처럼.
언덕 중간쯤에서 엄마와 아이를 봤다. 어머니와 내가 만들어냈던 광경과 비슷했다. 차이가 있다면 내가 업혔던 어머니는 40대 중반의 나이였지만 이 젊은 엄마는 30대 초반 정도. 그리고 나는 남자 아이였지만 지금 이 아이는 여자 아이라는 점. 여자 아이는 엄마 등에 얼굴을 기대고 엄지손가락을 빨고 있었다. 물론 눈에는 잠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는 사람을 하나하나 쳐다보고 스쳐가는 차들과 인사를 나눌 정도니 잠은 무슨. 날이 더워서 그런가 엄마는 살짝 지쳐 보였다. 그런데도 엄마는 벌써 아이에게 등을 내주었다. 지하철에서 사람들과 맞닿아 있을 때 느껴지는 그 뜨뜻미지근함이 얼마나 불쾌했었는지 길게 돌이켜볼 필요도 없었다. 그러니 이 젊은 엄마도 아이가 웃어준다면 자신도 모르게 만면에 웃음을 머금을 것이다. 아이야, 엄마가 돌아보면 꼭 웃어주렴.
생각에 잠겨 걸어가는데 문득 눈앞으로 지나가는 형상이 나를 일깨운다. 무어냐? 어머니와 옛 추억을 더듬는데 나를 방해하는 존재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살펴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길을 건넌다. 목적지는 길 건너편 쓰레기봉투. 길냥이들의 보물 꾸러미. 마침 나도 그 앞을 지나쳐야 한다. 그런데 이 눔, 내가 바로 근처까지 갔는데 신경도 안 쓴다. 고양아, 나도 명색이 사람인데 근처까지 왔으면 돌아보고 좀 놀라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누?! 심술 발동. 역시 여름밤은 훈훈함보단 공포가 제 격이지. 돌아봐, 빨리. 내가 웃어줄게, 흐흐흐.
언덕 중간쯤에서 엄마와 아이를 봤다. 어머니와 내가 만들어냈던 광경과 비슷했다. 차이가 있다면 내가 업혔던 어머니는 40대 중반의 나이였지만 이 젊은 엄마는 30대 초반 정도. 그리고 나는 남자 아이였지만 지금 이 아이는 여자 아이라는 점. 여자 아이는 엄마 등에 얼굴을 기대고 엄지손가락을 빨고 있었다. 물론 눈에는 잠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는 사람을 하나하나 쳐다보고 스쳐가는 차들과 인사를 나눌 정도니 잠은 무슨. 날이 더워서 그런가 엄마는 살짝 지쳐 보였다. 그런데도 엄마는 벌써 아이에게 등을 내주었다. 지하철에서 사람들과 맞닿아 있을 때 느껴지는 그 뜨뜻미지근함이 얼마나 불쾌했었는지 길게 돌이켜볼 필요도 없었다. 그러니 이 젊은 엄마도 아이가 웃어준다면 자신도 모르게 만면에 웃음을 머금을 것이다. 아이야, 엄마가 돌아보면 꼭 웃어주렴.
생각에 잠겨 걸어가는데 문득 눈앞으로 지나가는 형상이 나를 일깨운다. 무어냐? 어머니와 옛 추억을 더듬는데 나를 방해하는 존재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살펴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길을 건넌다. 목적지는 길 건너편 쓰레기봉투. 길냥이들의 보물 꾸러미. 마침 나도 그 앞을 지나쳐야 한다. 그런데 이 눔, 내가 바로 근처까지 갔는데 신경도 안 쓴다. 고양아, 나도 명색이 사람인데 근처까지 왔으면 돌아보고 좀 놀라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누?! 심술 발동. 역시 여름밤은 훈훈함보단 공포가 제 격이지. 돌아봐, 빨리. 내가 웃어줄게, 흐흐흐.
# by | 2008/07/19 13:43 | 내 안의 소리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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