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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들, 데굴데굴 80

 
1. 동침

피곤함을 이겨내지 못하면 가끔씩 나도 모르게 실례를 범할 때가 있다. 남정네 혼자 자야 할 침대 안으로 누군가의 의지를 무시하고서 억지로 끌어들이곤 한다. 저항해봤자 소용없다. 무지막지한 힘을 그 조그만 몸으로 이겨낼 수는 없으니까. 오늘도 그랬다. 자다가 엉덩이 쪽이 불편해서 눈을 떴다. 두리번. 어쩐지 일어날 시각은 훨씬 지난 듯한 분위기. 자리를 살짝 옮겨서 왜 엉덩이가 불편했는지 그 이유를 살폈다. 핸드폰이었다. 모닝콜이랍시고 아침마다 악을 쓰다가 결국엔 내게 붙들려 침대로 끌려 들어온 것이다. 요즘 항상 이 모양이다. 그러게 좀 더 우렁차게 소리를 질렀어야지...

2. 허물

이마에서 허물이 벗겨진다. 딱히 벗겨질 이유가 없는데. 손톱으로 깔짝깔짝 긁어 한 조각을 벗겨낸다. 탈피라도 하는 걸까? 한 꺼풀 쭉 벗어낸 후 살이라도 좀 쪘으면. 키가 좀 커도 괜찮고. 마음도 좀 넉넉해졌으면 좋겠고. 그래도 머리통은 더 커지면 안 되는데. 그런데... 그런 상상들을 하기엔 이 허물 조각은 너무 작다. 차라리 지하철 2호선이 제 시간에 다니길 기대하는 게 낫지.

3. 안마기

인터넷 쇼핑에서 쓸만한 안마기가 있나 싶어 여기 저기 뒤지고 다녔다. 일 끝나고 집에 와서 풀어준다고 풀어주는데 목, 어깨, 허리, 종아리, 발바닥, 어디 하나 뻣뻣하지 않은 곳이 없다. 신나게 뒤지다 저 옆에 나뒹굴고 있는 찜질기가 문득 눈에 들어왔다. 끔뻑 끔뻑... 흑, 나이 들어가는 것이란 말인가TT 어머니한테 선물이라고 하면서 안마기 사 드리고... 내가 써야지--;

by 지킬 | 2008/06/10 11:32 | 내 안의 소리들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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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마르스 at 2008/06/10 12:35
3. 원래 안마기란 그런것이죠. 부모님 사드린다고 하고 내가 쓰는..^^
Commented by 지킬 at 2008/06/11 10:52
그런 것이었군요. 그럼 앞으로 씩씩하게 제가 쓰도록 하겠습니다^^
Commented by sesism at 2008/06/10 13:10
저는 엄마랑 이모 전동칫솔 사 드리고, 결국엔 저만 씁니다 ^^;;;
Commented by 지킬 at 2008/06/11 12:43
엄마꺼 뺏어 쓰세요??? 아님 이모꺼???
Commented by 暗雲姬 at 2008/06/10 13:26
안마기도 쓰려니 귀찮던데요...
Commented by 지킬 at 2008/06/11 10:54
모든 전자 제품들이 맞이해야 할 운명이죠. 귀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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