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30일
2008년 4월 30일, 이 죽일 놈의 물건
10년 전쯤. 친구와 돈 거래를 한 적이 있다. 집을 사고파는 일이었으니 보통 큰 돈이 아니었다.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해서 그리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여겼다. 그런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결혼이 개인과 개인의 결합을 넘어 두 집안의 결합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 때도 나와 내 친구의 문제를 넘어 두 집의 거래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도, 그 친구도 결과가 나오기까지 서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고생이 심했다. 모든 일을 마치고 친구와 난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은 얘기를 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서로 돈 거래는 하지 말자고.
올 초, 사촌 조카에게 연락이 왔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연락을 하고 지내던 터였고, 어렸을 때부터 봐 왔던 녀석이라 별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기도 했다. 녀석이 그러더라. 돈이 좀 필요해서 그러는데 빌려줄 수 있느냐고. 내게 당장 필요한 돈도 아니고 다행히 여유가 있어서 그러마고 했다. 이유는 물어보지 않았다. 그렇게 두 번. 그리고 세 번째 연락이 왔다. 그 때는 직접 만나서 이유를 들었고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여겨져 앞의 것들보단 조금 큰 돈을 빌려줬다. 내가 해준 얘기라곤 괜히 일 더 크게 벌릴 필요 없고, 여유 생기면 천천히 갚으라는 말 뿐. 그 뒤로 상황이 조금 좋아진 듯했지만 완전히 정상 상태로 되돌아온 건 아니라 여전히 힘든 모양이었다. 그런 소식을 듣게 된 게 두어 달 전쯤. 그리곤 소식이 뚝 끊겼다. 녀석 입장에선 아무리 삼촌이라고 하지만 돈을 빌려간 게 있어서 내게 연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 쪽에서 연락을 해야 하는데 나 또한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돈 얘길 한 마디 안 한다 해도 왠지 낌새 보는 것처럼 느껴질 거 같기도 하고, 아무 탈 없이 잘 지내는 건지 궁금하지만 그것이 또 돈 문제와 직결되는 터라 쉽사리 물어 볼 수도 없고... 돈이 무엇이건데 이렇게 사람을 이도 저도 못하게 만드는지.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말에는 없던 용기라도 짜내 연락을 해 봐야겠다. 저녁이나 같이 먹으면서 소심한 삼촌 삐지기 직전까지 만든 죄목으로 조카놈 머리통에 꿀밤이나 한 대 날려줘야지. '내가 사채업자냐?! 돈은 돈이고, 우린 그냥 하던 데로 살자!'
2008년 4월
- 인터넷에서 맘에 드는 허리띠 발견. 17년 동안 찼던 허리띠와 이별을 하면 내 허리도 28이 될 수 있을까?
- 새로 산 운동화 밑창에서 자꾸 삑삑 소리가 남. 내가 애도 아니고... 언제 한 번 아기들 틈에 섞여 걸어봐야지. 숨은 지킬 찾기.
- 하도 오랜만이라 친구한테 어떻게 연락하지 고민하는데 그 친구가 먼저 연락. 소철과 문주란에 거름 줄 엄두가 나지 않아 넋 놓고 있는데 아파트 단지로 출장형(?) 화원 아저씨 출현. 원하면... 이루어진다? 오호... 흐흐흐.
- 프로야구 시즌 본격 시작. 프로야구 삼매경에 빠진 어머니 왈, '저것들은 맨날 져!(분명한 과장법)' 기아 8승 18패(8개 팀 중 꼴찌). 은근히 힐끔거리는 나, 속으로 웅얼웅얼, '쟤들은 가끔 이기는데...(소심한 과장법)' LG 11승 16패(8개 팀 중 7위).
- 깨달음이 있어야 올바른 결심이 서고, 결심이 서야 실천이 이루어지는 법. 시작이 반이라고 하나 깨달음보다 더욱 어려운 게 결심이고, 올바른 결심보다 더더욱 어려운 게 실천.
- 방금 뒤통수 너머로 날아가는 모기 소리 포착. 모든 작업 중단. 너, 주~~ㄱ었어!
- 2008년 4월의 단어 : 쩐
올 초, 사촌 조카에게 연락이 왔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연락을 하고 지내던 터였고, 어렸을 때부터 봐 왔던 녀석이라 별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기도 했다. 녀석이 그러더라. 돈이 좀 필요해서 그러는데 빌려줄 수 있느냐고. 내게 당장 필요한 돈도 아니고 다행히 여유가 있어서 그러마고 했다. 이유는 물어보지 않았다. 그렇게 두 번. 그리고 세 번째 연락이 왔다. 그 때는 직접 만나서 이유를 들었고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여겨져 앞의 것들보단 조금 큰 돈을 빌려줬다. 내가 해준 얘기라곤 괜히 일 더 크게 벌릴 필요 없고, 여유 생기면 천천히 갚으라는 말 뿐. 그 뒤로 상황이 조금 좋아진 듯했지만 완전히 정상 상태로 되돌아온 건 아니라 여전히 힘든 모양이었다. 그런 소식을 듣게 된 게 두어 달 전쯤. 그리곤 소식이 뚝 끊겼다. 녀석 입장에선 아무리 삼촌이라고 하지만 돈을 빌려간 게 있어서 내게 연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 쪽에서 연락을 해야 하는데 나 또한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돈 얘길 한 마디 안 한다 해도 왠지 낌새 보는 것처럼 느껴질 거 같기도 하고, 아무 탈 없이 잘 지내는 건지 궁금하지만 그것이 또 돈 문제와 직결되는 터라 쉽사리 물어 볼 수도 없고... 돈이 무엇이건데 이렇게 사람을 이도 저도 못하게 만드는지.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말에는 없던 용기라도 짜내 연락을 해 봐야겠다. 저녁이나 같이 먹으면서 소심한 삼촌 삐지기 직전까지 만든 죄목으로 조카놈 머리통에 꿀밤이나 한 대 날려줘야지. '내가 사채업자냐?! 돈은 돈이고, 우린 그냥 하던 데로 살자!'
2008년 4월
- 인터넷에서 맘에 드는 허리띠 발견. 17년 동안 찼던 허리띠와 이별을 하면 내 허리도 28이 될 수 있을까?
- 새로 산 운동화 밑창에서 자꾸 삑삑 소리가 남. 내가 애도 아니고... 언제 한 번 아기들 틈에 섞여 걸어봐야지. 숨은 지킬 찾기.
- 하도 오랜만이라 친구한테 어떻게 연락하지 고민하는데 그 친구가 먼저 연락. 소철과 문주란에 거름 줄 엄두가 나지 않아 넋 놓고 있는데 아파트 단지로 출장형(?) 화원 아저씨 출현. 원하면... 이루어진다? 오호... 흐흐흐.
- 프로야구 시즌 본격 시작. 프로야구 삼매경에 빠진 어머니 왈, '저것들은 맨날 져!(분명한 과장법)' 기아 8승 18패(8개 팀 중 꼴찌). 은근히 힐끔거리는 나, 속으로 웅얼웅얼, '쟤들은 가끔 이기는데...(소심한 과장법)' LG 11승 16패(8개 팀 중 7위).
- 깨달음이 있어야 올바른 결심이 서고, 결심이 서야 실천이 이루어지는 법. 시작이 반이라고 하나 깨달음보다 더욱 어려운 게 결심이고, 올바른 결심보다 더더욱 어려운 게 실천.
- 방금 뒤통수 너머로 날아가는 모기 소리 포착. 모든 작업 중단. 너, 주~~ㄱ었어!
- 2008년 4월의 단어 : 쩐
# by | 2008/04/30 01:47 | 달력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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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해본 적 있는 게 아니라 당하는 사람 하도 많이 봐서.
당한다는 게, 돈 떼였다 그런 것보다, 그것으로 인해 관계 작살나는 거 말예요.
거기에는 친구는커녕 핏줄도 심각하더라구요.
엄니도 야구 좋아하셔요?
멋진 엄니.
근데...어른 신발도 정말 소리나는 것 있나요?
세상이 험해 그런 것 생겼나? ㅎㅎㅎ
빌려주고 갚는 일이 생각대로만 된다면 좋겠지만 그게 안되니 골치 아프더라구요. 좋던 사이도 소원해지기 일쑤고. 몇 번 그러다 보면 말씀하신 대로 또 돈 빌려달라는 연락인가 의심부터 하기도 하구요.
여우비/ 어머니는 기아(전신 해태) 골수팬이신데 야구만 보면 아주 과격해지세요. 팀 해체 발언도 서슴치 않고 하시죠(맨날 질 거면 팀 없애버려야 돼!).
모기... 사라졌습니다. 제가 원하는 대로 지 혼자 죽었나봐요..
暗雲姬/ 예전에 저희 집도 친척과 돈 거래를 하다가 그 사람들과 아예 발길을 끊은 적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예 빌려달라는 부탁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하는데 살다보면 그게 또 안되는 모양이더라구요.
응원하는 팀 간판 선수 이름과 구성원 얼굴 쯤은 거뜬히 기억하고 계시죠^^
신발은... 사람들이 자꾸 쳐다봐요TT
* 글 참 쫄깃하게 잘 쓰시네요 ㅠ 부럽군요
허리띠는 구매하셨나요? 맘에 드시나요? :)
글엔 자신의 개성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심리 상태까지 묻어나온다고 봐요. 그래서 언제나 내 삶에 즐거운 관심을 주려고 노력하죠. 글이 쫄깃하게 느껴지셨다면 아마 그 때문일 겁니다.
sesism/ 상대방도 오랜 고민 끝에 부탁한 일일 텐데 참 난감한 상황이죠.
허리띠는 오늘 주문하려구요. 직접 허리에 찼을 때도 맘에 들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