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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들, 데굴데굴 66

 
1. 소외

아이들이 공부를 하는 학교에서 소외감을 느껴야 한다는 게 참 우습다. 하긴 사람이 되라 가르치는 교육보단 유능한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이 우선이니 그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 인수위의 영어 수업 정책을 들으면서 아이들이 느껴야 하는 소외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공교육만으로 영어가 가능하게 하고 사교육비를 절감하게끔 하겠다...라. 입시 제도가 멀쩡히 살아있는데 공교육만으로.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의 양이 많아질수록 시선과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한다. 허나 넓어지는 만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어야 한다면 난 그냥 이대로 살련다. "Can you speak English?" "응?...헤헤헤... 하이루"

2. 변화

"나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아들만 시켜먹는구나. 미안하다."
"고맙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이제 너 없이는 혼자 돌아다니지도 못하겠구나. 자꾸 비척비척 넘어지려고 해서. 고맙다."

청소할 때, 밖에서 외식을 하고 들어올 때, 어딘가를 갔다 올 때 어머니는 나한테 고맙다, 미안하다 인사를 하신다. 젊으셨을 때도 그런 말을 하곤 하셨다. 우리 아들, 고마워... 그런데 그 때 듣는 인사와 지금 듣는 인사는 느낌이 다르다. 그냥, 다르다.

얼마 전엔 유희열이 새 앨범을 냈고, 요 근래엔 김동률이 앨범을 발표했다. 두 앨범 모두 전곡을 들어보았다. 누군가는 정말 좋아서 계속 반복해서 듣는다고도 하는데 난 아니었다. 그 때 그 시절만큼 느낌이 오지 않는다. 그들은 그대로인데 내가 변한 것이겠거니, 그렇게 생각 중이다.

3. 개자식

건널목을 건너는데 반대쪽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팔을 힘차게 휘두르며 건너온다. 그 뒤쪽엔 개 한 마리가 아주머니를 쫓아 졸졸졸. 그런데 중간쯤에서 아주머니와 미니스커트를 차려 입은 어여쁜 여인네가 교차. 그러자 아주머니를 쫓던 개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여인네 꽁무니를 졸졸졸. 저런, 배은망덕한 늑대 같으니! 당장 너를 돌보는 아주머니 뒤를 쫓지 못할까, 이 개 자식아! 다행히 거들떠보지도 않는 여인네가 탐탁치 않았던지 개는 다시 방향을 돌린다. 멀어진 아주머니 뒤를 부지런히 쫒으려다가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꼈는지 슬쩍 나를 한 번 쳐다본 후 지나간다. 나 역시 슬쩍 째려보면서 마음속으로 조용히 작별 인사를 건넸다. '복날 내 꿈 꿔~'

by 지킬 | 2008/02/02 23:55 | 내 안의 소리들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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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暗雲姬 at 2008/02/03 12:29
음, 개도 젊고 예쁜 여자가 좋은 걸까요.
언젠가 TV에서 한 실험을 보니까, 어린이집 꼬마들도 예쁘고 날씬한 선생님에게만 더 집중하던데.

어릴 때 어머니의 "고마워"는 칭찬이었지만
자라서 늙은 어머니의 "고마워"는 한탄이겠지요.
Commented by 히치하이커 at 2008/02/03 13:51
1. 설령 온 국민이 영어로 굿모닝을 외친다고 달라질 게 뭐가 있을런지.
2. 엄마에게 듣는 고맙다는 소리는 그닥 기쁘지가 않아요...
3. 하하하. 그 녀석 여름에 몸조심해야겠네요. ㅋ
Commented by 지킬 at 2008/02/04 10:57
暗雲姬/ 어린이집 꼬마들보다 더 어린 꼬맹이들도 그런 경향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탄...

히치하이커/ 1. 계급을 나누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
2. 우리가 워낙 인사에 박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어떨 때는 인사가 반갑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3. 꿈 속에 나타나 좀 괴롭혀줄까 생각중이죠^^
Commented by levhi at 2008/02/07 00:56
1. 교육은 당연히 점점 발전하는 것이라고 막연히 믿고 있던 내 상식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세상이 가면을 쓰고 거꾸로 돌아가고 있어요.
2. 김동률, 유희열 두 앨범 다 안 들어봤어요. 저도 많이 변했네요 그동안.
3. 역시 일단, 예쁘고 봐야 해요. 개자식..ㅋ
Commented by 똥사내 at 2008/02/07 12:16
새해 복 많이 드세요'ㅅ'/~
Commented by 지킬 at 2008/02/08 11:23
levhi/ 1. 국가가 앞장서서 기능 만능을 내세우는 판에(그것도 교육에서) 인성 교육 운운하는 건 저 먼 원시시대 이야기를 하는 셈이죠.
2. 시간과 씨름을 하면 이기기 쉽지 않을 거예요.
3. 우... 개자식...^^;

똥사내/ 잊지 않고 찾아주시네요^^ 똥사내님도 복 많이 받으시구요.
Commented by 시진이 at 2008/02/24 11:45
저도저도 저도요~~!!;;
두 앨범 다 저도 들어봤지만... 저도 지킬님과 같았어요. 별 들어도 느낌이;; 음;그런데 또 주위 반응은 열화와 같..;; (그냥 반가워 그런게 아닐까요ㅠ) 음.. 물론 듣는 사람도 변하지 않진 않았겠지만...분명히 음악도 그대로인건 절대(!!~!)...절대 아니;;라는 게 제 주장(?)...ㅋㅎ

이 글을 언제어디선가(?) 보고 댓글달러 와야겠다,하구선 그게 언젠지도 가물가물하네요~;;
근데 딱! 제가 오랜만에 '수선'(ㅎㅎ)떨고 간 다음 젤 먼저 왔다가셨더라구요~~한발만 빨랐어도~~(라고 해봤자 지금 몇발째 늦은거죠 하하;;)
그리고 '반론'은... 하고 적을때..이글 왠지 OO님이 오셔야할듯하다;싶었는데..헛 정말로;; 크핫ㅋ 그렇지만 옛날에 홍길동은 느려터지진 않았었는데 말이에요~ㅋ

아무튼; 뭘 어쩌다보니 2월도 한 주 채 안남았네요; 시간이 정말 휙~휙~~
2주도 금방 벌써 와버렸네요~ 그래도 인제 곧 봄오고 따뜻해지니깐 다행이에요. 다 잘..되겠죠^^
Commented by 지킬 at 2008/02/28 11:13
뭔가 변해도 변했을 거라는 애매한 생각만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저도 시진이님이 적어놓으신 덧글을 언제인가 보고 답글 달아야지 했는데 그게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네요^^; 요 며칠 정신이 없었거든요. 그 와중에 2월을 이틀만 남겨놓고 있어요... 세상에나, 빨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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