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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들, 데굴데굴 57

 
1. 사라짐

한 달 전쯤인가 링크 정리를 했었다. 사람 마음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보니 한 때 끌렸던 글들이 이젠 매력을 잃고 말았다. 그래서 링크를 삭제했는데 그 과정에서 예정에 없었던 블로그 링크가 딸려서 삭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요즘 바빠서 글이 안 올라오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밸리에 덩그러니 글이 떠 있는 것 아닌가. 그제야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깨닫고 다시 링크를 추가했다. 아마 관심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직접 블로그를 찾아가서 기웃거려 보았을 텐데. 어느 곳이나 그런 것처럼 나 또한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그런 정도의 수고를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거지.

관심 부족... 앞집에 할머니 두 분이 살고 계시는데 얼마 전 한 분이 노환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 사실을 며칠 전에야 알았다. 바로 앞집에 살고 있는데도.

2. 한 숨 돌림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 뜸하다. 그다지 쓰고 싶은 욕구가 안 생기는 게 가장 큰 이유지만 핑계 김에 블로그 3주년 기념으로 그 때까지 확 쉬어버릴까 생각 중이다. 솔직히 한 달 정도만 아무 일도 안 하고 쉴 수 있다면 생각에 푹 잠겨서 무엇인가를 써 보고 싶은데 그게 어디 될 법한 일이어야지. 잠깐 숨을 돌리는 중이니 블로그가 너무 조용하더라도 이해해주시길. 하긴 나는 부지런히 설치고 다닐 때도 조용한 놈이니 별 차이는 없을 듯싶다--;

3. 겨울 아이

이젠 짧은 팔은 밤에 입고 나다니기에 살짝 춥다. 작년 이 맘 때 글을 살펴보니 그 때도 역시 이 시기 쯤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느꼈던 듯하다. 하지만 내 마음이 여유롭지 못한 탓인지 올해는 어째 가을을 뺏길 것만 같은 조급함이 가슴 가득하다. 아직까지 날아다니는 모기들도 짜증나고 대관령에 내렸다던 첫눈 소식도 그다지 반갑지가 않다. 가을 안에서 쉴 틈도 주지 않고 겨울이 후딱 찾아오지 않을까 조바심이 나는구나.

아침에 잠깐 밖에 나갔었는데 할아버지 등에 업힌 아이 옷에 가을 냄새가 물씬 풍겼다. 진한 밤색 스웨터에서 어울리지 않게 성숙한 가을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러나 너무나 하얀 아이의 얼굴에선 겨울을 떠올리게 할 만큼 졸리운 불만이 가득 담겨있었다. 가을 옷을 입은 겨울 아이. 인상을 펴요, 아이야. 그래야 가을이 성큼 다가와서 우리 곁에 오래 머물다 가지.

by 지킬 | 2007/10/17 12:21 | 내 안의 소리들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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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0/17 12:23
너무 추워서 조금 두꺼운 이불을 꺼냈답니다. 조만간 보일러도 가동해야할까봐요.
Commented by 시진이 at 2007/10/17 13:08
저도 제일 억울한 게 그겁니다.
대체 9월엔 비만 잔뜩 내리고 이제 조금 가을 다워..질까 했더니 추워서 떨고 있더라구요;;
사람이 블로그만 하나 붙잡고 사는 게 아니기에 온전히 여기에 전력(?)을 다하는(이라기보다 아무튼 그냥..마음대로 좀 어떻게 해보는) 것이 어려울 때도 생기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단지 물리적 시간보다도.. 정신과 체력을 다른 (블로그 입장에서 보자면)방해거리들에 뺏겨서 힘이 하나도 없을 때도 있고... 딴 건 몰라도 정신이 쉴 틈이 없으면 일부러라도 그냥 내버려두는 게 스스로에게도 좋은 것 같아요. 이 말을 제가 하고 있어서 별로 와닿진 않고 있지만;;
예전에도 이랬나 싶게 올해는 유달리 날씨가 급작스럽게 변해가는 것 같네요 그럴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서.. 겨울 대비 단단히 하세요.^^
Commented by sesism at 2007/10/17 15:43
전기장판 꽂고 잡니다 ㅎㅎ
그런데 정일우옵하 안하고 지킬옵하 해야하는데 뜸하시면 슬플 것 같아요. 그러니, 그래도, 숨도 돌리시고 여유도 찾으시길 바랍니다 ^^
Commented by toluidine at 2007/10/17 15:57
새벽에 어찌나 추운지 팬티만 입고 자던 저도 요즘에는 긴팔 운동복을 입고 자고 있어요. 10월인데 기숙사에 난방을 틀어줄리는 만무하고... ㅜㅡ

숨돌리고 차분한 마음으로 쉬고 오세요.
Commented at 2007/10/17 21:5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지킬 at 2007/10/18 11:10
ArborDay/ 아침에 일어나면 으슬으슬 추워요. 저도 두꺼운 이불을 꺼내야 할까봐요.

시진이/ 이번 주말 단풍이 절정이라는데 제가 사는 곳 앞 산은 단풍 기미도 안 보입니다. 서울엔 가을마저 사라질 모양이에요.
완벽한 만능이 될 수 없을 바에야 적절한 휴식과 분배가 최선의 선택일 겁니다. 시진이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니 아주 잘 와 닿아요. '아, 가끔씩 들락날락하는 건 바로 이래서였구나!'라고 깨달으면서 말이죠^^
흑TT 벌써 겨울 대비라니요...

sesism/ 전기 장판... 따땃하시겠어요^^ 예, 여유를 찾으면 블로그도 다시 풍성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toluidine/ 저는 오늘부터 긴팔을 입고 돌아다니려구요. 반팔에 잠바 하나 걸치고 다녔는데 그것도 슬슬 춥더군요.
쉬엄 쉬엄 제 멋대로 들락날락할 생각입니다^^

비공개/ 그러게요, 글이 뜸하시더라구요. 가끔씩 거리를 두고 살피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합니다. 따뜻하게 푹 주무세요^^
Commented by shuai at 2007/10/18 17:45
블로그가 너무 뜸하더라도 이해는 하겠지만 새 글이 기다려질거예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여유 찾으시고 블로그 3주년 되면 꼭 축하해드리겠습니다. ^^
Commented by 석원군 at 2007/10/20 01:53
3주년까지 기다려야 하는건가요? ^^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오늘 감기 걸리는 줄 알았습니다...
Commented by 지킬 at 2007/10/20 17:22
shuai/ 한 주에 한두 개 정도의 포스팅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shuai님도, shuai님 가족들도 추운 날씨에 감기 걸리지 않게 잘 지내세요^^

석원군/ 밖에 나갔다 들어왔는데 사람들 옷차림이 겨울이라고 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니더군요. 3주년까지 기다리셨다 축하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Commented by 이바리 at 2007/10/21 20:57
이거 막스오퓔스 영화 보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Commented by 지킬 at 2007/10/24 11:36
글쎄요. 저도 아트시네마에서 회고전 할 때 봤었는데. 각 국의 문화원이나 아트시네마, 또는 EBS에서 해 줄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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