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로그인


일상들, 데굴데굴 50

 
1. 잉그마르 베르히만

지난 30일, 시작 페이지로 띄어놓은 네이버를 보다가 익숙한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베르히만... 그리고 타계. 기사도 읽어보지 않고 그대로 웹서핑을 좀 하다가 컴퓨터를 끄고 책을 읽었다. 무척 좋아하는 감독이라서 슬플 줄 알았는데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멍할 뿐. 사람은 한 번 세상을 떠나면 돌아오지 않는다. 내 컴퓨터 키보드의 'ㅂ'처럼 갑자기 사라졌다가 어느 순간 제 멋대로 'ㅂ'자를 줄줄이 찍어대며 돌아올 리는 없다. 그래도 가끔은 그렇게 돌아와 주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해 본다. 가끔씩 사 모으고 있는 베르히만의 DVD를 보면서 말이다.

'난 그냥 베르히만이 만든 영화가 좋았을 뿐이야. 그 감독이 영화사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든, 세상에서 얼마나 유명하든 상관없이. 죽음에 대한 유혹과 공포, 외로움, 신을 향한 원망과 갈망, 자기 고백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야기들. 그런 얘기들을 또 해 줬으면 좋겠는데, 죽음을 직접 경험한 이야기들을 새롭게 해 줬으면 좋겠는데, 혹시라도 신을 만났다면 그 얘기들을 남 얘기하듯이 침울하게 해 줬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힘들겠지. 천국이든 지옥이든, 그 곳엔 DVD가 분명 없을 거야.'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도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언젠가도 얘기했지만 난 묘하게도 이탈리아 영화와 인연이 멀다.

2. 사라진 자들

이 블로그에서 저런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했던 포스팅들이 있다. 다섯 개 올려놓고 지금은 중단. 이유는 세 가지. 첫째, 갑자기 바쁜 일이 생기는 바람에 글 쓸 정신이 없었다. 둘째, 조금 정신을 차렸더니 컴퓨터가 정신을 놓아버렸다. 덕택에 생각하면서 긴 글 쓰려면 속이 터진다. 셋째, 사다 놓고 읽지 않았던 스티븐 킹의 <셀>을 읽었는데 비슷한 소재들이 줄줄이 등장하는 통에 완전 좌절. 아주 깔끔하고도 흥미롭게 소재들을 엮어놓으셨더이다, 킹 아저씨. 그래서 짧은 글로, 새로운 좀비 이야기로 재구성 중이다. 어디까지나 재구성 중. 언제 글이 올라갈지는 누가 알겠음둥.

3. 휴가 끝

일주일 간의 짧은 뒹굴거림을 끝냈다. 그래도 그 동안 영화도 보러 돌아다니고 책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다행히 개나 고양이로 탈바꿈하지는 않았다. 더위 먹고 살짝 맛이 가긴 했었다. 서로 다른 극장에서 오후 2시, 같은 날 같은 시간대로 다른 영화를 예매해 놓고 한 영화는 12시에, 다른 한 영화는 4시에 봤다. 예매를 잘못했다는 사실도 몰랐었고, 2시가 아닌 잘못된 시간에 관람하러 들어간다는 사실도 전혀 깨닫지 못했었다. 나중에 집에 와서 표를 꺼내는데 시간이 다 2시로 되어 있더라는 것. 나는 그렇다 치고 표 받는 사람들은 나를 왜 들여보내 주었을꼬? 그 사람들은 너무 시원한 실내에만 있다보니 냉방병에 시달려서 그런가? 알다가도 모를 세상.

by 지킬 | 2007/08/03 11:38 | 내 안의 소리들 | 트랙백 | 덧글(3)

트랙백 주소 : http://jekyll.egloos.com/tb/331705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sesism at 2007/08/03 14:05
1.저는 베르히만은 그렇다쳐도 안토니오니 비보 들었을 때 멍~했답니다.

2. 좌절하지 마세요. 지킬님 글도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로우니까요. 다음 연재 기대 +_+

3. 휴가 잘 보내셨군요. 그리 북적이는 상영관이 아니었는가봐요. 일상에 돌아오심을 축하(는 하면 안되겠죠?) 찡긋-
Commented by 여우비 at 2007/08/03 17:28
3번. 히히. 그래도 덕분에 영화 두 개 다 동시에 보실 수 있었네요^^ 나도 휴가 끝 축하!
Commented by 지킬 at 2007/08/04 16:48
sesism/ 1. 좋아하는 대상은 다 따로 있는 법인가봐요.
2. 짧게 쓸 생각이에요. 길어야 서너 포스팅 정도로.
3. 미로스페이스. 아주 조용한 상영관이더군요. 일상으로 돌아왔더니 허리가 아파요TT

여우비/ 더 뒹굴고 싶은데TT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