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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 브람 스토커

 
드라큘라의 흡혈귀 이미지는 1897년 아일랜드의 소설가 브람 스토커(~1912.4.20)가 쓴 소설에서 비롯됐다. 브람 스토커는 범죄자나 포로들을 잔인하게 죽인 것으로 알려진 15세기 루마니아의 영주 블라드 체페슈를 모델로 드라큘라의 이미지를 만들고, 드라큘라의 고향을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로 설정했다. 주인공 이름 드라큘라는 체페슈의 아버지가 드라큘(Dracul, 용)이라는 작위를 받았기에 여기 아들이라는 뜻의 '(e)a'를 붙여 지어낸 것이라고 한다. ...

흡혈귀, 참 흥미 만점의 캐릭터다. 그러니 지금까지 그 생명이 이어지고 각종 변주가 행해지는 것이겠지. 내게 있어서 흡혈귀는 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998년 겨울 즈음,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 문득 어떤 생각이 들어 버스에서 내렸다. 그러니까 그 때 든 생각이란 게... 최근 본 영화들 거의 모두가 나보단 다른 사람의 취향을 더 존중해준 결과였다는 거. 그리고 논리의 비약을 거쳐 이상하게도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 아무래도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무척 불안정했던 시기였던 탓인지 지금에 비해 꽤나 변덕스러웠던 거 같다. 그러니 저런 기이한 결론을 도출해냈지. 어쨌든 종로에서 내려서 아무런 망설임 없이 서울 극장으로 향했고 표를 끊었다. 그렇게 두 시간 가까이 영화를 봤다. 천장에서 피가 쏟아져 내렸고 그 피를 맞으며 미친 듯이 춤을 추는 존재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로 사냥꾼이 파고 든 순간부터 불꽃이 넘실대는 살육이 시작됐다. 사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사냥꾼의 미소.

연애 전선의 이상 기류가 처음으로 포착됐던 그 때, 난 극장에서 흡혈귀와 대면했다. <블레이드>. 낮도깨비의 웃는 모습이 보고 싶구나. 씨익~

by 지킬 | 2007/04/20 00:32 | 달력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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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베갯머리꿈 at 2007/04/20 23:37
지킬님..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 그게 바로 사랑일진데... 어쩐지 슬퍼요. ㅠ.ㅠ
Commented by 지킬 at 2007/04/21 00:22
언젠가도 쓴 적이 있었지만 사랑을 사랑이라 깨닫지 못하던, 그런 때가 있었어요...
Commented by 김응일 at 2007/04/21 02:32
중학교 3학년 그 왜 시험 보잖아요.. 고등학교 들어가려고..연합고사? 맞는 것 같습니다. 연합고사 보고 친구들과 봤던 영화입니다. <브람스토커의 드라큐라> 코폴라 감독이었죠..

이후 브람스토커의 원작을 읽었는데.. 참 재미있더라구요. 사실은 빅토리아 시대의 감춰진 여성의 성적 욕망을 많이 녹여낸 음란 캐릭터라고요. ^^ 농담이고요. 이것저것 많은 상징이 있더군요. 그래서 영원한 고전 캐릭터가 되어 버린 것 같아요. 매력적이니까..
Commented by 지킬 at 2007/04/22 01:01
코폴라 감독의 그 영화는 언제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극장에서 봤는지 비디오로 봤는지조차...

드라큐라는 워낙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캐릭터죠. 상상력만 덧붙이면 어디든지 써먹을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겁니다. 매력적이라... 맞아요, 매력적이죠.
Commented by 수수꽃다리 at 2007/04/22 19:40
왜 서양에서는 용이 악의 이미지일까요.... 우리는 氣의 화신인데 ㅎㅎ
Commented by 지킬 at 2007/04/23 10:52
그러게 말이에요. 그런 것들 찾아서 그 기원을 찾아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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