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4월 17일
일상들, 데굴데굴 38
1. 판타지
오후 2시로 접어들 때 즈음의 지하철 안. 자리에 앉은 내 눈에 들어온 대상은 30대쯤으로 보이는 젊은 엄마와 아이 둘. 큰 애는 세 살 정도, 작은 애는 이제 기어 다닐까 싶은 조그만 꼬맹이. 꼬맹이는 엄마 품에 매달려 있고, 큰 꼬맹이는 엄마 허벅지를 베고 누워있다. 엄마는 누워있는 큰 꼬맹이를 떨어지지 않게 한 손으로 잡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엔 풍선으로 만든 꽃을 들었다. 다리 사이엔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건들이 담겨진 쇼핑백이 놓였고. 그런 상황 속에서 엄마와 꼬맹이들은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오전 나절, 어디선가 신나게 놀다 오는 길일까? 그랬다면 다행이지만 과거를 알 길 없는 저들의 현재 모습에선 안쓰러움만이 뭉게뭉게 피어날 뿐이다. 두 아이를 키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
내가 가끔씩 이 블로그에 옮겨놓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한 부분에 불과하다. 즐거움을 선사하는 아이의 뒷면에는 피곤함과 당황스러움을 던져주는 아이와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부모가 존재한다. 만약 그 뒷면을 무시한 채 활짝 웃는 아이들만을 원했고 그래서 아이를 갖게 됐다면, 미안하고 끔찍한 얘기지만 그 상황은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비극이다. 판타지는 희망을 주지만 영원히 그 달콤함 안에서만 머무르려 한다면 희망은 반드시 절망으로 바뀌고 현실은 커다란 비극으로 다가온다.
2. 무덤
가끔 몸이 힘들 때면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일하고 싶을 때만 일하고 돈은 항상 일정하게 받는 그런 일 없을까?'라는.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저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나 같은 놈은 곧장 폐인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빈둥빈둥. 자기 무덤 자기가 파는 꼴이겠지. 그런데 가만 보면 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 단체들 의외로 많다. 눈앞의 편안함만 생각하면서 뭘 하는지도 모른 채 부지런히 삽질만 해댄다. 대개 스스로 파는 무덤은 그 안에 들어가서 드러누워야 비로소 이게 무덤인 줄을 깨닫게 되는 모양이다.
3. 욕망들
• 너무 편안한 나머지 계속 책만 읽고 싶게 만드는 의자를 갖고 싶다.
- "우리가 편안하게 머물 책꽂이부터 마련해달라! 캑캑!" 책들이 먼지 속에서 울부짖는구나.
• 아침마다 느끼는 거지만 방바닥이 나를 너무 좋아해서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한 시간씩만 더 자고 싶어.
- "그냥 콱 죽어버리세요." 곰돌이 시계가 수줍은 듯 입을 가린 채 조신하게 얘기하누나.
• 지금보다 딱 6kg만 늘었으면 좋겠다.
- "와~!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뱃살들이 자신감을 가득 담아 포효한다...
• 말이 좀 많아봤으면 싶다.
- "쟤 돌부처 아니었어?" "걸어 다니는 걸 보면 돌부처는 아니야." 마루에 있는 말없는 난(蘭)들이 지네들끼리 쑥덕인다...
오후 2시로 접어들 때 즈음의 지하철 안. 자리에 앉은 내 눈에 들어온 대상은 30대쯤으로 보이는 젊은 엄마와 아이 둘. 큰 애는 세 살 정도, 작은 애는 이제 기어 다닐까 싶은 조그만 꼬맹이. 꼬맹이는 엄마 품에 매달려 있고, 큰 꼬맹이는 엄마 허벅지를 베고 누워있다. 엄마는 누워있는 큰 꼬맹이를 떨어지지 않게 한 손으로 잡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엔 풍선으로 만든 꽃을 들었다. 다리 사이엔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건들이 담겨진 쇼핑백이 놓였고. 그런 상황 속에서 엄마와 꼬맹이들은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오전 나절, 어디선가 신나게 놀다 오는 길일까? 그랬다면 다행이지만 과거를 알 길 없는 저들의 현재 모습에선 안쓰러움만이 뭉게뭉게 피어날 뿐이다. 두 아이를 키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
내가 가끔씩 이 블로그에 옮겨놓는 아이들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한 부분에 불과하다. 즐거움을 선사하는 아이의 뒷면에는 피곤함과 당황스러움을 던져주는 아이와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부모가 존재한다. 만약 그 뒷면을 무시한 채 활짝 웃는 아이들만을 원했고 그래서 아이를 갖게 됐다면, 미안하고 끔찍한 얘기지만 그 상황은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비극이다. 판타지는 희망을 주지만 영원히 그 달콤함 안에서만 머무르려 한다면 희망은 반드시 절망으로 바뀌고 현실은 커다란 비극으로 다가온다.
2. 무덤
가끔 몸이 힘들 때면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일하고 싶을 때만 일하고 돈은 항상 일정하게 받는 그런 일 없을까?'라는.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저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나 같은 놈은 곧장 폐인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빈둥빈둥. 자기 무덤 자기가 파는 꼴이겠지. 그런데 가만 보면 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 단체들 의외로 많다. 눈앞의 편안함만 생각하면서 뭘 하는지도 모른 채 부지런히 삽질만 해댄다. 대개 스스로 파는 무덤은 그 안에 들어가서 드러누워야 비로소 이게 무덤인 줄을 깨닫게 되는 모양이다.
3. 욕망들
• 너무 편안한 나머지 계속 책만 읽고 싶게 만드는 의자를 갖고 싶다.
- "우리가 편안하게 머물 책꽂이부터 마련해달라! 캑캑!" 책들이 먼지 속에서 울부짖는구나.
• 아침마다 느끼는 거지만 방바닥이 나를 너무 좋아해서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한 시간씩만 더 자고 싶어.
- "그냥 콱 죽어버리세요." 곰돌이 시계가 수줍은 듯 입을 가린 채 조신하게 얘기하누나.
• 지금보다 딱 6kg만 늘었으면 좋겠다.
- "와~!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뱃살들이 자신감을 가득 담아 포효한다...
• 말이 좀 많아봤으면 싶다.
- "쟤 돌부처 아니었어?" "걸어 다니는 걸 보면 돌부처는 아니야." 마루에 있는 말없는 난(蘭)들이 지네들끼리 쑥덕인다...
# by | 2007/04/17 10:56 | 내 안의 소리들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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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지막 문장이 섬뜩, 움찔. 지금 제가 딱 그 짝입네다. 엉엉
3. 그냥 콱 죽어버리세요. 라니. 하하핫. 우리집 시계도 그러고 있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꺌꺌.
느루/ 1. 농담 안에 진실이 가끔은 숨어있던데 말이죠^^
2.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저러고 삽니다.
3. 아침에 일어나는 게 갈수록 힘이 들어요. 새벽 1시경까진 또 왜 그리 잠이 안 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