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1월 14일
야수, 거스름의 끝
영화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이런 CF가 있었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혼자서 '아니요'라고 할 수 있는 용기. 그와 같은 용기를 지닌 존재가 되겠다는 내용의 CF. 유행과 세태, 흐름에 거스를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든 CF 같은 내용이 사람들에게 호소 가능하고, 독불장군 스타일의 영화 캐릭터들이 관객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다. 즉, 실생활이야 어떻든 사람들 역시 일상에 만연된 부조리에 대항한다는 게 어려운 만큼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게다가 영화 속에서 활약하는 해당 캐릭터는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기까지 하니까.
영화 <야수>에도 저항과 대리만족의 가능성을 잠재한 두 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형사 도영은 세상을 닮아 거칠지만 검은 돈을 혐오하고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대들 줄 아는 인물이다. 검사 진우는 도영과 달리 원리와 원칙에 충실하다. 그러나 꺾일 줄 모르는 신념으로 무장하고서 사회의 쓰레기를 향해 돌진하는 그 역시 돈과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에 맞부딪치려 한다. 덕택에 둘은 지금까지 많은 것을 잃었다. 도영은 행복이란 걸 경험하지 못했고 사랑할 줄도 모른다. 진우도 가정의 화목함과는 담을 쌓았다. 기본적인 삶을 상실한 이들에게 관객들은 잔인하게도 기대를 건다. '나를 만족시켜 줘. 네 한 몸 불살라 이 많은 관객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거야.' 너무나 이기적인 기대를 말이다.
<공공의 적 2>의 강철중 검사였지, 아마? 상대방을 시원하게 두들겨 팬 후 총을 겨눴고, 마침 그 때 동료들이 찾아와 법과 양심의 희망을 과시했었더랬다. 극장을 찾아온 사람들 구미에 이 얼마나 맞아 떨어지는 결말인가. 그러나 <야수>는 관객들의 구미보단 현실에 더욱 집중하려 한다. 현실은 사람의 가치에 앞서 돈과 권력의 가치가 먼저인 곳이다. 그 곳에선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은 수치에 희망을 걸며 서서히 삶의 기반이 깎여 나가는 사람들이 살아가며, 지키고자 했던 또는 의지했던 원칙에 배반당해 수렁으로 거꾸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 곳에선 돈과 권력에 대한 믿음으로 일관한 사람들이 꿈을 이루기가 훨씬 쉽다. 그래서 돈과 권력을 거스르려 하는 도영과 진우에게서 관객을 대리만족시켜줄 가능성은 제거되고 만다. 처음부터 야수였던 도영은 길들일 수 없는 존재로 판명되자 즉각 동료들의 수많은 총구 앞에 서게 되고, 모든 걸 빼앗긴 진우는 그답지 않게 야수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돈과 권력을 거스를 경우 테두리 외부에서 야수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 사회의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내준다.
영화의 끝, 야수가 된 진우는 카메라를 향해 입을 벌리고 운다. 꿈을 빼앗긴 자, 절망과 자조를 가득 품은 자, 그런 자의 웃음을 감히 웃음이라고 말할 객기가 나에게는 없다.
제목 : 야수(2005년)
감독 : 김성수
출연 : 권상우(장도영), 유지태(오진우), 손병호(유강진), 강성진, 엄지원, 김윤석, 안길강, 이중문, 이주실, 최령, 이한위, 정원중, 최덕문, 조성하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이런 CF가 있었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혼자서 '아니요'라고 할 수 있는 용기. 그와 같은 용기를 지닌 존재가 되겠다는 내용의 CF. 유행과 세태, 흐름에 거스를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든 CF 같은 내용이 사람들에게 호소 가능하고, 독불장군 스타일의 영화 캐릭터들이 관객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다. 즉, 실생활이야 어떻든 사람들 역시 일상에 만연된 부조리에 대항한다는 게 어려운 만큼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게다가 영화 속에서 활약하는 해당 캐릭터는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기까지 하니까.영화 <야수>에도 저항과 대리만족의 가능성을 잠재한 두 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형사 도영은 세상을 닮아 거칠지만 검은 돈을 혐오하고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대들 줄 아는 인물이다. 검사 진우는 도영과 달리 원리와 원칙에 충실하다. 그러나 꺾일 줄 모르는 신념으로 무장하고서 사회의 쓰레기를 향해 돌진하는 그 역시 돈과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에 맞부딪치려 한다. 덕택에 둘은 지금까지 많은 것을 잃었다. 도영은 행복이란 걸 경험하지 못했고 사랑할 줄도 모른다. 진우도 가정의 화목함과는 담을 쌓았다. 기본적인 삶을 상실한 이들에게 관객들은 잔인하게도 기대를 건다. '나를 만족시켜 줘. 네 한 몸 불살라 이 많은 관객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거야.' 너무나 이기적인 기대를 말이다.
<공공의 적 2>의 강철중 검사였지, 아마? 상대방을 시원하게 두들겨 팬 후 총을 겨눴고, 마침 그 때 동료들이 찾아와 법과 양심의 희망을 과시했었더랬다. 극장을 찾아온 사람들 구미에 이 얼마나 맞아 떨어지는 결말인가. 그러나 <야수>는 관객들의 구미보단 현실에 더욱 집중하려 한다. 현실은 사람의 가치에 앞서 돈과 권력의 가치가 먼저인 곳이다. 그 곳에선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은 수치에 희망을 걸며 서서히 삶의 기반이 깎여 나가는 사람들이 살아가며, 지키고자 했던 또는 의지했던 원칙에 배반당해 수렁으로 거꾸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 곳에선 돈과 권력에 대한 믿음으로 일관한 사람들이 꿈을 이루기가 훨씬 쉽다. 그래서 돈과 권력을 거스르려 하는 도영과 진우에게서 관객을 대리만족시켜줄 가능성은 제거되고 만다. 처음부터 야수였던 도영은 길들일 수 없는 존재로 판명되자 즉각 동료들의 수많은 총구 앞에 서게 되고, 모든 걸 빼앗긴 진우는 그답지 않게 야수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돈과 권력을 거스를 경우 테두리 외부에서 야수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 사회의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내준다.
영화의 끝, 야수가 된 진우는 카메라를 향해 입을 벌리고 운다. 꿈을 빼앗긴 자, 절망과 자조를 가득 품은 자, 그런 자의 웃음을 감히 웃음이라고 말할 객기가 나에게는 없다.
제목 : 야수(2005년)
감독 : 김성수
출연 : 권상우(장도영), 유지태(오진우), 손병호(유강진), 강성진, 엄지원, 김윤석, 안길강, 이중문, 이주실, 최령, 이한위, 정원중, 최덕문, 조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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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6/01/14 14:03 | 영화...또다른 현실 | 트랙백(6)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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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미/ 예, 자기 생각은 분명한 영화죠^^
lunamoth/ 전 끝까지 앉아있지 못하고 나와버렸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웃음이 유지태의 그것과 겹쳐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중이에요.
레드몽키/ 그 결말이 어떤 반전처럼 입소문이 난 모양이에요. 딱히 그렇지도 않은데 말이죠. 여러 의미에서 억울한 사람들 많을 거 같습니다^^
어떤가요? 추천과 비추천 으로 답해달라고 하면 ^^
태풍의 꽁짜권을 얻었으나 보기 싫어서 ..-_-; 다른 작품들을 물색중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