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5월 16일
탈색
처음엔 자유로웠다. 가고 싶은 대로, 보고 싶은 대로 모든 것이 내 뜻대로였다. 그러다 하나의 끈이 내 팔에 들러붙었다. 활동 폭은 좁혀졌지만 그래도 움직이는 건 원활했다. 시간이 흘러 다른 한 팔에 끈이 연결됐다. 그리고 온 상체에 거미줄처럼 연결되더니 서서히 팽팽해지기 시작했다. 양쪽에서 팽팽하게 당겨진 줄 때문에 난 공중으로 떠올랐다. 유일하게 발만이 자유롭지만 땅에 닫지 않는 발의 움직임은 그저 하나의 버둥댐을 만들어 낼 뿐이다.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며 꼼짝없이 정해진 자리에서 움찔거리기만 한다. 발은 오른쪽으로 가고자 하나 속절없이 허공만 차댄다. 꼼짝없이 묶였음을 깨닫는다. 관계라는 거미줄에.
웅크리고만 있던 거미가 서서히 움직여 그 수많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눈동자마다 내 모습을 하나씩 담아가면서. 내 몸을 자양분 삼아 거미는 형형색색으로 빛나고 난 서서히 탈색되어 간다. 하얗게, 하얗게. 완전히 탈색된 후에는 어떻게 될까? 거미줄의 사소한 떨림에도 견뎌내지 못하고 부서져 내릴까? 나라는 존재가 남아 있을까? 난 그 해답을 찾고자 주변으로 눈동자를 돌린다. 다른 거미줄에 걸린 누군가를 바라보기 위해. 그리고 거미의 눈동자처럼 탐색하기 시작한다.
웅크리고만 있던 거미가 서서히 움직여 그 수많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눈동자마다 내 모습을 하나씩 담아가면서. 내 몸을 자양분 삼아 거미는 형형색색으로 빛나고 난 서서히 탈색되어 간다. 하얗게, 하얗게. 완전히 탈색된 후에는 어떻게 될까? 거미줄의 사소한 떨림에도 견뎌내지 못하고 부서져 내릴까? 나라는 존재가 남아 있을까? 난 그 해답을 찾고자 주변으로 눈동자를 돌린다. 다른 거미줄에 걸린 누군가를 바라보기 위해. 그리고 거미의 눈동자처럼 탐색하기 시작한다.

# by | 2005/05/16 10:48 | 지킬&하이드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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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테/ 나는 구속당하기 싫으면서 나도 모르게 타인을 구속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렇게 되어 가는 경향이 있더군요.
그나저나 월간지 발행하듯이 한 달에 한 번 꼴로 글을 쓰시는군요. DVD리뷰는 뭐가 되든 기대하고 있겠습니다^^